왜 철학을 공부할 필요가 있는가?
대학교육의 목표는 폭 넓은 교양의 함양과 각 전공분야에서의 기초적인 지식의 습득에 있다. 대학교육의 이러한 목표 달성에 철학은 필수적이다. 인간의 생각과 앎, 행위와 관습, 삶과 역사, 문화와 기술 등에 대한 철학적 반성은 비단 교양을 쌓는 데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전문인이 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복잡다단한 현대사회를 잘 살아가기 위해선 어떤 분야이건 그 분야에서 전문인이 될 필요가 있 다. 한 사회가 어느 정도 발전되어 있는지는 그 사회에 전문인이 얼마나 많으냐에 달려있다. 그러나 사회가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각 전문인이 자신의 전문분야 뿐 만 아니라 모든 분야를 통털은 사회전반의 구조나 방향에 관한 거시적 안목도 가질 것이 요구된다. 좁은 공간에만 갇혀있는 시야에는 세계의 전체적인 그림이 떠오르 지 않을 것임은 불문가지이다. 대학교육의 중요한 목적 중의 하나는 바로 그러한 전체적인 그림을 볼 수 있고 또 스스로도 그릴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하는 데에 있다. 이 목적에 가장 걸맞는 과목이 바로 철학이다.
철학과에 어떤 분야가 있는가?
철학이라는 큰 테두리 속에 분야들이 어떻게 나누어지는지는 기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본 철학과에서 제공되는 과목들, 그리고 현재의 교수요원들의 분포를 중심 으로 세분해 본다면, 우선 동양철학 분야로서 석가의 사상을 연구하는 '불교철학', 인도의 고대사상을 연구하는 '인도철학', 공자의 사상을 중심으로 한 '유가철학', 노 자의 사상을 중심으로 한 '도가철학', 그리고 이 철학들이 한국에서는 어떻게 수용 되고 변용되었으며, 또 새롭게 창조되었는지를 탐구하는 '한국철학' 등이 있고, 서양 철학 분야로서는 고대 그리스의 철학을 탐구하는 '고대철학', 인간의 행위를 다루는 '윤리학', 사회현상을 철학적으로 탐구하는 '사회철학', 인간의 앎을 다루는 '인식론', 세계일반을 다루는 '형이상학', 학문의 성격과 방법을 탐구하는 '논리학', 언어를 철 학적으로 탐구하는 '언어철학', 과학의 방법과 정초문제를 다루는 '과학철학' 등이 있다. 이 밖에도 '역사철학', '교육철학', '종교철학', '문화철학', '예술철학' 등의 분야도 있다.
어떤 과목들을 들을 것인가?

위에서 열거한 바와 같이 철학 내에서도 분야가 매우 다양하다. 그렇지만 각각의 분야가 서로 아무런 연관도 없이 완전히 고립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모든 분야는 마치 거미줄 같이 짜여져 있어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또는 멀든 가깝든 각 분야가 서로 일정한 거리를 두면서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어떤 분야에 관심을 갖든 그 분 야를 제대로 알자면 다른 분야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는 알아야 할 것이다. 철학에 입문하는 데에는 정해진 단 하나의 길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각자의 관심 과 흥미에 따라 여러 경로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어느 경로를 택하든 각 경로의 출발점은 같이 할 필요가 있다. 소위 '전공필수'라는 이름으로 부과되는 철학입문의 성격을 띤 과목이 그러한 출발점에 해당된다. 본 과에서는 철학원론 1, 2와 논리학 원론이 전공필수과목들이다.

그리고 전공필수외에도 각 경로마다 거기에는 밟아야 할 일정한 절차와 단계가 있 다. '초보적'이라 할 수 있는 단계가 있는가 하면 '중급', '고급'이라 할 수 있는 단계 도 있다. 본 과의 학사과정에서는 일단 초보단계와 중급단계의 과목들이 제공되고 있다. 초보단계의 과목들은 113.200대의 과목들이고 중급단계의 과목들은 113.300대 와 113.400대의 과목들이다. 따라서 학생들은 중급단계의 과목들을 수강하기 이전에 먼저 초보단계의 과목들을 먼저 수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각 과목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별지의 교과목 개요와 학사과정 전공과목 이수 표준형태를 참조하기 바람). 여하튼 과목선택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처음부터 한 두 분야에만 관심을 국 한시켜 그 분야의 과목들만 집중적으로 듣는 것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는 점이다.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가능한 한 많은 분야들을 접함으로써 다양한 시각과 폭 넓 은 시야를 가지도록 하는 것이 학부 과정에 있는 학생들에 대한 요망사항이다. 또 철학만을 전공하는 학생이든 철학을 복수전공으로 하는 학생이든 철학 내부에서의 시야를 넓히는 일은 물론, 더 나아가 철학 바깥의 다른 인접 학문들도 가능한 한 많이 접해볼 것도 권장된다.
철학을 복수전공으로 택할 경우

현대의 학문이 체제상 지나치게 세분화되어 있어 학문간의 연계성이 약화되거나 단절되어 버렸다는 반성과 함께 학제간 연구의 필요성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복수 전공제는 그러한 필요성에서 나온 한 제도적 장치이다.

복수전공제에서 철학이 차지하는 위치는 특별하다. 철학이 학문적으로 모든 지적 탐구의 기초가 된다는 뜻에서도 그렇고 또 역사적으로 보아도 거의 모든 주요 학문 이 철학에서 분화되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학문간의 단절이 문제라면 그 끊어진 연줄을 다시 이어주고 메꾸어 줄 길은 철학에서 찾아질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서 로 이질적인 학문간의 연계성을 찾는 길은 그것들이 모두 같은 뿌리에서 나왔다거 나 그것들이 지향하는 바가 결국은 같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방법일 것인 바, 그 방 법은 모든 학문의 기초이자 역사적 원천으로 알려진 철학외에선 찾기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학문적으로 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도 철학은 많은 다른 분야와 연계될 필요가 있다. 우선 학문과 현실이 겉으로 보아선 구분되지만 궁극적으로는 별개가 아니라 는 점에서도 그렇고, 또 겉으로만 보아 학문과 현실이 전혀 별개인 것으로 보더라 도 그렇다. 철학의 있고 없음은 현실의 모든 국면에서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한 국가를 지도하거나 한 기업을 경영하거나 간에 그 국가나 기업이 제대로 굴러가자 면 일정한 지도이념이 있어야 할 것이고 또 확고한 경영이념이 있어야 할 것이다. 법을 운용하는 데에도 법의 기본정신이 살아 있어야 할 것이고 교육에 있어서도 교 육의 기본정신이 확립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이념이나 기본정신은 모두 철 학과 연관된다.

철학을 복수전공으로 택하는 경우는 철학과 학생의 경우와 타과 학생의 경우로 나누어 진다. 그 어느 경우이든 철학과 과목의 선택과 이수에 관한 지침은 위의 4 에서 밝힌 바와 다를 것이 없다. 다만 철학과의 과목에는 타 학문과 직접적으로 관 련되는 과목도 많으므로 과목선택시 이를 참조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대학원 과정

철학과 대학원 과정은 석사과정과 박사과정이 분리되어 있다. 그리고 각 과정에 동양철학 전공과 서양철학 전공이 분리되어 운영되고 있다. 각 전공 내부에 또 세 부전공이 분야에 따라 나누어져 있다. 동양철학에 유가철학, 도가철학, 불교철학, 인 도철학, 한국철학 등의 세부분야가 있고 서양철학의 세부분야에는 고대철학, 인식 론, 존재론 및 형이상학, 사회 및 역사철학, 윤리학, 논리 및 언어철학, 과학철학 등 이 있다.

석사과정과 박사과정은 다르다. 박사과정에 입학함은 본격적으로 학자의 길로 들 어섰음을 의미하지만 석사과정에 입학함은 반드시 그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석사 과정을 마치고도 학계가 아닌 다른 분야로 얼마든지 진출할 수 있고 또 사회도 점 차 석사학위 후의 사회진출을 요구하는 추세이다. 이에 반하여 석사취득후에 바로 박사과정에 들어 온다는 것은 대부분 학계로의 진출을 의미한다. (각 과정에서의 학 위취득을 위한 구체적인 조건들에 관해선 철학과 내규를 참조하기 바람)

대학원 과정과 관련하여 또 하나 특기할만한 점은 대학원 과정에 서양철학과 연 관된 협동과정들이 있다는 점이다. 서양고전학 협동과정, 과학사.과학철학 협동과 정, 인지과학 협동과정이 그것이다. 이 협동과정들은 철학과 대학원과정과는 별도 의 과정이므로 협동과정으로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들은 철학과 대학원으로 진학하 고자 하는 학생들과는 다른 별도의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이를테면 서양고전학 협 동과정에서는 희랍어와 라틴어에 대한 기본지식, 과학사.과학철학 협동과정에서는 사회과학이나 자연과학에 관한 초보적인 지식, 인지과학 협동과정에서는 논리학, 인 식론, 언어학, 심리학등에 관한 초보적인 지식이 요구될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들 이 모두 철학과와 연관된 과정들이므로 철학과에서도 관련된 과목들(고대철학, 과학 철학, 인식론,언어 및 심리철학 등에 관련되는 과목들)을 이수해 두는 것이 바람직 하다.